자일리톨 껌이 중이염을 예방한다고?

최지선 소리이비인후과 원장

자일리톨 껌이 충치를 예방한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설탕 등 일반당분과 달리 자일리톨 성분이 충치균을 굶겨 죽이는 작용을 한다는 것. 자일리톨은 침 분비를 촉진해 충치예방 식품의 첨가물로도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자일리톨이 충치예방 외에 다른 질환까지 예방할 수 있다면?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에 의해 자일리톨이 중이염을 예방할 수 있다는 2011년 발표한 연구결과가 SNS를 통해 다시 회자되면서 주의를 끌고 있어 관련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은 핀란드 어린이 1천826명의 건강을 연구한 논문 세 편과 호흡기 질환을 겪고 있어 향후 중이염에 걸릴 확률이 높은 어린이 1천27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논문 한 편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자일리톨이 함유된 껌, 사탕, 시럽을 정기적으로 섭취한 어린이들이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에 비해 중이염에 걸릴 위험이 25%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자일리톨을 함유한 껌과 사탕이 시럽보다 중이염 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호흡기 질환을 이미 겪고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자일리톨 섭취가 중이염 예방이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이염은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을 통해 박테리아가 중이강 내 감염될 때 발생한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팀은 자일리톨이 이러한 박테리아의 증식을 억제하여 중이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발표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일리톨 성분을 이용해 중이염 치료제로 개발 활용해 사용한다면 중이염 치료 시 사용하는 항생제 사용의 빈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자일리톨이 페구균이나 헤모필루스 등 중이염을 유발하는 균의 감소를 가지고 왔다는 논문 내용을 바탕으로 보면 비록 항생제만큼 효과적이지는 않겠지만 자일리톨의 항균효과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순히 ‘자일리톨 껌이 중이염을 예방한다’는 정보로 오인해서는 안 될 것 같다. 자일리톨의 항균성분 자체만으로 중이염을 100%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이 연구자료 자체가 핀란드 어린이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국내에도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즉 껌을 씹을 때 이관의 환기기능을 돕기 때문에 중이염에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항균작용만으로 중이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결론을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자작나무 설탕(birch sugar)이라고 알려진 천연감미료 자일리톨은 저칼로리 제품에 주로 사용되며 입 안에 서식하는 박테리아의 증식을 막아 충치를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일리톨의 하루 권장 복용량은 5~7g. 우리나라 시중에서 유통되는 껌 한 개에 1~2g의 자일리톨이 포함돼 있다. 하루 60g 이상 과다 섭취하면 설사나 복통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Tip. 소리이비인후과 최지선 원장이 전하는 소아중이염 예방법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한 식습관 및 적당한 운동을 하면서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좋다. 특히 환절기에는 따뜻한 물을 충분히 섭취해 호흡기 계통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더욱이 귀에 물이 들어갔거나 간지럽다고 면봉을 이용하면 외이도 안에 상처가 나 또 다른 염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귀 안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감기 및 중이염에 걸렸을 때 귓속 압력이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한다. 아이가 코를 풀 때 한쪽씩 번갈아 가면서 풀도록 부모가 지도해준다. 스스로 코를 풀 수 없는 어린아이는 생리식염수나 끓여서 식힌 물을 콧속에 떨어뜨려 코가 묽어지게 한 후 빼준다. 약간 높은 베개를 베면 호흡이 편안해지고 통증도 줄어든다.

영아의 경우에는 모유수유가 중이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우유병을 빨면 이관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돼 중이염에 더 잘 걸리는 경향이 있으니 돌 때까지만 우유병을 쓰는 것이 좋다. 또한 공갈젖꼭지 사용도 자제한다.

분유나 우유를 먹일 때 눕혀서 먹이면 이관쪽으로 분유가 역류해 중이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쯤 앉은 자세로 먹이거나 안고 먹이는 것이 좋다. 유소아의 중이염은 감기 후 발생되는 경우가 흔하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개인위생을 청결히 하는 게 좋다.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 등의 단체생활로 감기에 쉽게 걸릴 수 있는 만큼 집에 돌아온 뒤에는 반드시 얼굴과 손을 씻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특히 중이염 치료 시 악을 먹으면 증상이 겉으로 보아 금방 좋아질 수 있어 부모의 판단으로 치료를 중단하기 쉽지만 중이내의 삼출액이 남아있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일정기간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찰을 필요로 한다. 중이염을 자주 앓는다면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2015.02.12

/최지선 소리이비인후과 원장

인구보건신문에 기고한 소리이비인후과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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