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후 찾아온 중이염, 방치하다 ‘난청’된다

환절기에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져 감기환자들이 늘어난다. 문제는 감기 이후 찾아오는 중이염이다.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기엔 후유증이 심각하며 오래 방치할 경우 청력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중이염환자는 2006년부터 연평균 3.3%씩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대기오염, 담배연기, 미세먼지 등이 중이염을 유발하는 주요원인이다.

중이염은 귀의 중이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현상으로 아이들의 경우 감기 치료 도중 잘 생긴다. 감기에 걸린 아이들이 코를 세게 풀거나 들이마시면 귀와 코를 연결하는 이관을 타고 콧물 세균이 중이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은 “중이염을 성장기에 한 번쯤 걸리는 흔한 질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반복적으로 앓거나 치료시기를 놓칠 경우 만성중이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며 “이 경우 청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언어습득이나 지적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한다”고 설명했다.

급성중이염, 고열과 이통 호소

급성중이염은 38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귀가 아프고 귀에서 액체나 고름이 나오는 증상이 있다. 의사표현을 하지 못하는 영아의 경우 고열과 함께 자꾸 울고 보채는 경우가 많다. 자다 깨서 자지러지듯이 울기도 한다. 급성중이염환자의 10~20% 정도는 삼출성중이염으로 발전해 고막변성이나 청력장애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삼출성중이염, 세심한 관찰 필요

고막 안쪽에 염증성 액체가 차는 삼출성중이염은 통증이나 발열 등의 증상이 없어 병을 알아채기가 어렵다. 소아의 경우 급성중이염을 앓은 후 중이와 인두를 연결하고 있는 이관의 기능이 떨어져 삼출성중이염이 나타난다.

박홍준 원장은 “말을 배우는 속도가 느리고 화를 잘 내며 자주 운다거나 불러도 대답을 하지 않고 목소리가 유난히 클 경우, 또 TV 시청 시 볼륨을 크게 높이는 등의 행동을 보일 경우 삼출성중이염을 의심해봐야한다”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못하면 난청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이염이 자주 재발하면 고막이 얇아지고 천공이 영구적으로 남아 만성중이염이 될 수도 있다. 만성중이염은 귀에서 고름이 나오고 심한 경우 청력손실, 어지럼증, 안면마비 등이 나타난다. 드물게 염증이 머리 안쪽으로 퍼져 뇌수막염 등의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

중이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과 건강한 식습관, 운동 등이 도움이 된다. 환절기에는 따뜻한 물을 충분히 섭취해 호흡기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면 좋다.

감기 및 중이염에 걸렸을 때는 귓속 압력이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한다. 아이가 코를 풀 때 한 쪽씩 번갈아 가면서 풀도록 하는 것이 좋고 스스로 코를 풀 수 없는 아이는 생리식염수나 끓여서 식힌 물을 콧속에 떨어뜨려 코가 묽어지게 한 후 빼준다. 약간 높은 베개를 베면 호흡이 편안해지고 통증도 줄어든다. 영아의 경우 모유수유가 중이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박홍준 원장은 “중이염 치료 시 약을 먹으면 증상이 겉으로 보이게 금방 좋아질 수 있어 치료를 중단하기 쉽지만 중이내 삼출액이 남아있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일정기간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이염을 자주 앓는다면 정기적으로 청력검사를 받아야한다.

 
2014.10.15
최신혜 기자

기사원문바로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