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앓은 후 찾아오는 ‘후유증’이 더 무섭다

최근 큰 일교차로 인해 감기환자가 늘고 있다. 문제는 감기 이후의 후유증이다. 보통 감기 후유증으로 대부분 ‘폐렴’을 떠올리지만 ‘돌발성난청’ 등 예상치 못한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감기를 앓은 뒤 주의해야 할 3대 귓병에 대해 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을 통해 알아봤다.

감기를 앓은 후 갑자기 귀가 먹먹하거나 한쪽 귀가 들리지 않는다면 돌발성난청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돌발성난청은 양쪽 귀에 증상이 나타나는 소음성난청과는 달리 주로 한쪽 귀에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한쪽 귀 잘 안 들리고 먹먹하면 ‘돌발성난청’

발병 원인은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겨울과 환절기 감기 후 돌발성난청을 진단받는 경우가 많아 감기바이러스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기와 연관 없는 돌발성난청도 있다.

돌발성난청은 치료시기를 놓치면 위험하다. 신속하게 치료하지 못할 경우 정상적인 청력 회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 감기를 앓은 후 갑자기 귀가 먹먹하고 잘 들리지 않는다면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박홍준 원장은 “발병 2-3일 이내에 치료받으면 70% 정도가 청력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지만 발병 후 2주를 넘긴 환자의 회복률은 30% 미만에 불과하며 심한 경우 청력을 잃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치료에는 스테로이드계통의 약물과 함께 혈액순환개선제, 혈관확장제, 항바이러스제 등의 약물을 처방한다. 충분한 휴식과 영양공급도 중요하다.

갑작스러운 고열에 귀 통증은 ‘급성중이염’ 의심

감기가 호전될 무렵 갑자기 고열과 귀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유아에게 자주 나타나는 증상으로 코감기를 일으킨 세균이 귀로 들어가 급성중이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 정상 청력을 갖고 태어난 소아에게 청각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이 중이염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급성중이염이 만성화 돼 삼출성중이염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빈번한데 청력 저하로 성장, 학업능력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영유아가 감기를 오래 앓은 후 귀를 만지면서 짜증을 내거나 불러도 잘 듣지 못하고 한쪽 귀가 부어있거나 귀 통증을 호소한다면 중이염일 가능성이 높다.

어지럽고 구토·오한 느껴지면 ‘전정신경염’

갑자기 주변이 빙빙 돌면서 어지러워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라면 전정신경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감기에 걸린 후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이관을 통해 감기바이러스가 귓속으로 침투했을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가 평형기능을 담당하는 내이에 침투해 전정기관에 염증이 생기면 균형을 잡는데 문제가 생겨 중심을 잡기 힘들고 어지럼증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나타난 극심한 어지럼증은 수 일간 지속되기도 하며 심할 경우 구토나 오한, 식은땀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경우에 따라 전정기관과 인접한 청신경에도 영향을 미쳐 이명이나 귀가 먹먹한 느낌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병 초기에는 전정기능 억제제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킨다. 초기에 치료할 경우 심한 증상은 2~3일 내에 조절돼 일상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약물치료 후에도 남아있는 어지러움은 평형기능 회복에 도움이 되는 전정재활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 박 원장은 “전정재활치료의 종류는 고개 좌우로 흔들기, 일자로 걷기, 균형 잡기 등 여러 가지이지만 머리를 임의로 흔드는 등의 행위는 이석증 등 기타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2014.04.10

헬스경향 최신혜 기자

기사원문바로보기[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