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2013년부터 기준 정하고 규제

“공공장소에서 가수 숨소리까지 다 들릴 정도로 음악을 크게 듣는 학생들을 보면 뭐라고 말해 줄 수도 없고…”

“본인의 이어폰 소리가 새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건지, 매너가 없는 건지”

 “옆집 세탁기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요”

“제가 난청일까요? 음악을 들을 때 볼륨을 크게 해서 듣기는 했는데….”

이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겪을 법한 소음 피해다. 소음‧진동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설립된 이래 처리한 환경 분쟁 중 대부분(2416건 중 2070건)을 차지할 정도로 대기,수질,해양오염보다 피해가 심각하다.

그러나 아직 국내 소음진동관리법에는 휴대용 음향기기 규제기준이나 가전제품 소음 규제가 없는 실정이다. 이에 2013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가전제품 저소음 기준과 휴대용음향기기 최대음량 권고기준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 가전제품 소음 주택, 고시촌 취약
환경부에 따르면 공사장에서 발생한 소음진동이나 쿵쾅거려 발생하는 층간소음도 주변에 영향을 미치지만 가정 내 주 소음원은 세탁기와 청소기 등 가전제품 등이다.

환경부 생활환경과 민재홍 사무관은 “가전제품의 소음은 먼저 가정 내에 피해를 주며 심할 경우 옆집이나 윗집 등에도 영향을 준다. 특히 단독주택이나 고시촌 등의 경우 소음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휴대용 음향기기도 잘 다루지 않으면 심각한 소음원일 수밖에 없다. 민 사무관은 “MP3 플레이어, 스마트폰 등 휴대용음향기기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조사해보니 음량을 크게 할 경우 110~120db까지 나오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청소년의 청력저하 등 건강피해가 우려된다. 아울러 옆에 있는 사람에게도 정신적 피해를 준다”고 말했다.

2009년 건강영향조사결과에 따르면 10대의 난청 유병률은 2.9%로 20대 1.6%, 30대 2.7%보다 오히려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특히 이 같은 휴대용음향기기는 연속적으로 장시간 플레이가 가능한 가운데 지하철이나 버스 등 시끄러운 곳에서는 볼륨을 더 크게 하게 돼 소음노출영향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신중욱 소리이비인후과 원장은 “청소년들은 이명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들도 출퇴근 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소음에 노출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되도록 조용한 곳에 있을 때 음악을 듣는 게 좋고 집에서는 이어폰 대신 스피커를 이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외국서도 규제 적용되고 있어
이미 호주와 중국, EU 등에서는 가전제품에 대해 소음표시제나 소음등급제를 실행하고 있다. 외국의 가전제품 소음표시제 운영현황을 살펴보면 호주는 에어컨을, 중국은 냉장고와 에어컨, 선풍기, 전자레인지, 주방용환풍기, 세탁기에 대해 소음 표시제와 소음등급제를 운영하고 있다.

휴대용 음향기기 규제기준도 시행되고 있다. EU는 볼륨 크기를 최대 100db로 규제하고 있으며 프랑스는 MP3 최대허용볼륨을 100db로 규제하고 있는 가운데 85db로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또한 큰 음악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클럽과 디스코장에서는 이어플러그 판매를 의무화하도록 하고 있다.

◆ 국내서도 휴대용음향기기 최대음량 ↓
국내에서도 곧 가전제품 저소음표시제와 휴대용음향기기 최대음량 권고기준이 마련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2012년까지 주요 가전제품 및 휴대용 음향기기에 대한 소음도 검사 등 실태조사를 거쳐 가전제품별 저소음기준 및 휴대용 음향기기의 최대음량 권고기준을 마련해 2013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가전제품의 경우 저소음표시제를 도입해 강제성을 띠기보다 생산업체의 자발적인 행동을 유발할 예정이다. 가전제품 저소음표시제는 가전제품을 생산,수입하는 업체에서 환경부장관에게 저소음표지 부착을 신청할 경우 소음도 검사를 거쳐 저소음기준을 만족하면 저소음표지를 부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휴대용음향기기의 경우 외국처럼 현재 키울 수 있는 최대음량보다 음량을 줄이는 방안이 추진된다.

민 사무관은 “실제 조사해본 결과 이는 프로그램을 바꾸면 되는 것이어서 국내에서도 실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제품의 저소음표시제는 세탁기와 청소기 등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천지일보 = 김예슬기자 yes@newscj.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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