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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메디컬타임즈] 소리이비인후과에서 새 출발한 정명현 전 국시원장
 작 성 자 소리
 조    회 1,869
 등 록 일 2015-11-11

메디컬타임즈


"진료실로 돌아오니 임대료·인건비 걱정이 현실이네요" 

소리이비인후과에서 새 출발한 정명현 전 국시원장 
 

|메디칼타임즈 박양명 기자| "이름이 뭐니?" 의사가 묻는다. 바로 엄마가 "00이에요"라고 대신 대답한다. "어머니는 가만히 계세요"라고 의사는 말한다.

소리이비인후과 소아중이염클리닉 정명현 원장(67)의 진료실 풍경이다.

아이가 의사의 목소리를 잘 듣는지, 아이의 목소리에 울림이 다른지, 주의가 산만한지 등을 진단하기 위해 갖가지 질문을 하다 보면 20~30분은 훌쩍 지난다. 3분 진료 시대의 모습과 동떨어진 진료실 분위기다.


 "귀가 아파서 왔으면 코도 보고 목도 봐야 한다. 귀·코·목은 해부학적으로 통해있고 밀접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한쪽 귀가 아파서 왔다고 하면 정상인 반대쪽 귀도 봐야 한다. 아이와 대화는 진찰의 방법이다. 아무리 환자가 늘어나더라도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다."


24개 보건의료직의 시험을 관장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원장을 역임하며 3년간 진료실을 떠나 있었던 정명현 원장이 다시 진료실로 돌아왔다.


정명현원장님3
 

 "다시 접한 진료실이 내 집처럼 편안하다"는 정명현 원장을 만나 지난 3년간 못다 했던 이야기, 그리고 현재를 살고 있는 의사 후배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봤다.


"새로운 도전, 개혁 의지만 갖고 되는 게 아니었다"

정 원장에게 국시원은 새롭고 흥미로운 도전이었다.

 "국시원에 가기 전 대학에만 30여년을 있었고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의학회 등에서 여러 가지 대회적 경험을 했지만 국시원은 또 다른 조직이었다. 20년 넘게 의학 교육 분야를 공부하고 국시에 관여했던 터라 새로운 환경에 대한 도전이 흥미로웠다."

하지만 그는 곧 공공기관 조직의 한계를 깨달았다. 재단법인 형태라 국고 직접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의사로서의 삶과는 많이 달랐다. 개혁 의지만 갖고 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시스템이 분명 업그레이드되고는 있지만 그 속도가 늦다. 행복한 경험이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정 원장은 3년 임기 중 가장 뿌듯한 것이 '특수 법인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했다.

 "국시원은 국고의 직접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재단법인이었다. 보건복지부의 위탁업무를 하면서 실체는 재단법인이니까 국고 지원이 극히 제한적이다. 국시 응시료가 비싼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의사는 국시 응시료가 90만원이 넘는다. 치과의사와 한의사의 응시료도 20만원이다. 국고 지원이 없으니 시험에 들어가는 비용을 수험생에게 부담시키는 것이다."


국가 공공기관이 주관하는 운전면허를 비롯해 변리사, 세무사, 사회복지사 시험 응시료는 최대 5만원 정도다. 대입수학능력시험도 약 5만원이다.


의사 국시 응시 횟수 제한이나 적정 합격선 설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국시원장이 되면) 단박에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의사 국시를 18번이나 본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의사 자격을 주면 안 된다. 선진국도 3진 아웃제가 있다.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 18번 시험을 본다는 것은 정상적인 게 아니라고 본다. 합격선 설정 문제도 난이도에 따라 합격률이 20~30%씩 차이가 난다. 절대 기준으로 하되 내부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


정 원장은 국시원이 '독립성'과 '특수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월부터 법인화되는 만큼 특히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고 당부했다.


 "국시원은 평가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정책결정을 해야 한다. 국가 정책을 따라갈 수는 있지만 복지부는 전문기관이 아니다. 특수 법인화로 복지부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는 있겠지만 그럴수록 독립성과 특수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진료실로 다시 돌아온 그, 현실을 걱정하다

 정명현원장님4정 원장은 3대가 연세의대 출신 이비인후과 의사다. 그는 평소 어린이를 좋아했기에 소아이비인후과를 세부 전공했다.

대학, 국시원을 거쳐 개원가에서 있다 보니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들이 눈에 띈다. 임대료와 인건비 등 진료만 잘하면 된다는 시대는 지났다는 것이다.

 "하루 최소 50~60명의 환자를 보지 않으면 개원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한다. 임대료가 너무 비싸다. 여기에 혼자서 개원을 하더라도 3명의 직원을 채용해야 하는데 인건비도 무시 못한다. 여기에 의원 인테리어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게 현실이다."


 수입 의료기기에 붙는 세금이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

 "귀 수술 현미경 가격이 중고가로 1억원에 이른다. 예를 들어 8000만원 주고 기계를 사서 수가 40만원 수술을 하려면 몇 건을 해야 하겠나. 외국 현지에서 20만~30만원에 살 수 있는 것도 우리나라 들어오면 80만원이 넘는다. 적어도 자동차 세금보다는 의료기기 세금이 더 싸야 하지 않을까."


소아중이염 환자에 항생제를 너무 많이 쓰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최근 대한이비인후과학회에서 소아급성중이염 등에 대한 지침서를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소아중이염 항생제를 너무 많이 쓰고 있다. 소아중이염의 80%는 시간의 문제지 합병증 없이 회복된다. 나머지 20%는 개원가에서 일반적인 치료가 되지 않으면 전문성 있는 소아이비인후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도록 하는 게 좋다."


후배 의사들에게 바란다. "윤리, 죽는 순간까지 놓지말라"

어느덧 선배 의사가 된 그는 후배 의사들에게 '윤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나라 의사 중 가장 문제 되는 것이 윤리와 인성인데 이는 이미 의사가 된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다. 의대 학생을 선발할 때 윤리적으로 준비가 돼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윤리는 죽는 순간까지 놓치면 안 되는 것이다. 윤리적으로 바탕이 된 사람을 뽑아서, 교육을 하고, 그 사람의 윤리적 활동을 감시하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대한의사협회가 자정 작용에 보다 강하게 나서야 하며, 비윤리적인 의사는 실명을 공개하는 강경책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자정이 되면 많은 의사들이 불법을 할 수가 없다. 의사 윤리를 바로 세우면 국민이 의사를 바라보는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의협 차원에서 나서야 한다. 의사가 의도적인 불법을 했을 때는 실명을 공개해야 한다. 의사들이 (불법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2015.11.10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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