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는 그 원인에 따라 치료로 청력을 개선시킬 수 있는 경우와 개선이 불가능한 경우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 만성 중이염이 대표적인 전음성 난청이며, 후자는 달팽이관이나 청신경의 기능장애가 있는 감음신경성 난청 대부분이 해당된다. 감음신경성 난청은 유전성 난청과 같은 선천성 청각장애, 감염이나 소음, 그리고 약물 등에 의한 후천성 나청, 그리고 노인성 난청처럼 다양하게 유발된다. 그런데 이는 수술 등으로 회복되기 어렵기에 보청기에 의한 청각 재활이 유일하고 전통적인 해결책이었다. 디지털 보청기와 BAHA와 같은 골도 보청기, 이식형 보청기 등 최근까지 보청기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청기에 의한 청각 재활은 뚜렷한 한계를 갖고 았다. 즉 보청기가 아무리 발전해도 고움 영역의 청각 손실 부분과 8~90 데시벨 이상 고도 청각 장애에는 거의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 고도 난청에 새로운 전기를 연 것이 인공와우수술이다.
청각장애인이 청각을 이용할 기회
인공와우수술은 현재 청각장애인에게 소리를 찾아주는 유일한 수단으로, 인류 역사상 의술에서 가장 획기적인 발전 중 하나로 손꼽힌다. 왜냐하면 사람의 다섯 가지 감각 기관 중 유일하게 그 기능을 대체할 수 있으며, 의사 소통에서 소외되어왔던 청각장애인들이 청각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는 측면 때문이다. 인공와우수술이 본격화된 1984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0만 여 명의 환자들이 수술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1988년 이후 3000여 명이 시술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2005년부터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기술과 경험이 축적되면서 수술 대상도 점차 낮아져 1994년부터는 소아에게도 본격적으로 시술되었다. 2세이전에 수술을 받고 전문 재활을 받으면, 소아는 정상 청력 아동의 70~90% 수준의 언어 발달과 청각 능력을 기대할 수있다. 두 살 때까지 언어 발달 이상을 거의 느끼지 못하던 기영(가명,남, 5세)이는 약간씩 소리를 듣지 못하더니 3세 경, 난청이 발견됐다. 기영이는 중이염이 호전된 후에도 계속 청력이 떨어져, 정밀 검사 결과, 감음신경성 난청으로 판명되었다. 이 때부터 아이는 보청기를 착용하였고, 언어 발달 지체가 나타나 언어 치료도 받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아이의 청력이 갑자기 떨어졌다. 측두골 단층 촬영과 유전자 검사 등으로 PDS 유전성 난청임이 확인되었다. 이처럼 유전성 난청은 처음에는 비교적 정상의 청력 상태를 보이나 성장하면서 청력이 점차 떨어지고, 특히사소한 머리 충격에도 쉽게 청력이 소실될 수 있어 갑자기 보청기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영이는 면밀히 청력을 관리하면서 인공와우수술을 계획하였고, 더 이상 보청기로 언어 발달을 이끌어낼 수 없는 시점에 인공와우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2년째인 현재, 기영이는 같은 연령 아동의 언어 수행 능력의 90% 정도를 보이고 있다. 즉, 성장하면서 점차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 완전히 소실되기 전, 보청기 재활의 효과를 평가해 인공와우수술 시점을 잘 결정하여 준비한다면, 높은 수준의 청각 재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전문 재활 센터 설립 시급
물론 수술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수는 없다. 인공와우를 이식 받은 아동은 보청기를 착용한 아동과 달리 입 모양에 의존하지 않고 듣기 훈련으로 언어를 자연스럽게 발달시키지만, 청각 정보를 활용하